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대출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던 이유 (영끌, 투자 착각, 결국 깨달은 것)

by navimom 2026. 3. 31.

“빚도 자산이다”라고 믿었던 시절

우리 신랑이 주변에 자주 하던 말이 있다.
“빚도 자산이다.”

처음에는 그 말을 그냥 웃으면서 넘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점점 더 설득력 있게 들리기 시작했다. 재무제표를 보면 자산은 자본과 부채의 합으로 구성되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나 역시 나름 경제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고, 이런 개념적인 설명이 머릿속에서는 이해가 됐다.

문제는 그 개념을 ‘현실’에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그 말을 너무 단순하게 받아들였다. 대출을 받는 것 자체를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했고, 그 돈을 활용하면 더 큰 돈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우리는 대출을 받게 되었고,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순간부터 우리의 기준은 바뀌었다.

‘필요한 만큼만 받자’가 아니라
‘받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받자’로.

“어차피 투자니까 괜찮아”
“지금 아니면 언제 이렇게 큰 돈을 써보겠어”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결국 우리는 대출을 거의 최대치로 받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은 굉장히 위험했지만, 당시에는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판단처럼 느껴졌다.

돈이 많아졌다고 착각했던 시간

대출을 받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여유’였다.
통장에 찍힌 숫자가 커지면서, 우리는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가진 것처럼 느꼈다.

그 시기 나는 둘째 출산 이후 휴직 중이었고, 신랑 역시 휴직을 하면서 우리 부부 모두 시간이 많아진 상태였다. 수입은 줄었지만, 통장에는 돈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크게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렇게 시간을 쓸 수 있을까?”

그 생각으로 우리는 제주 한 달 살이를 떠났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고, 그 경험 자체는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의 기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그 돈이 ‘내 돈’이 아니라 ‘갚아야 할 돈’이라는 사실이었다.

통장에 찍힌 금액은 플러스였지만, 우리의 실제 자산은 그렇지 않았다.
대출이라는 마이너스가 함께 존재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체감하지 못했다.

“아파트는 어차피 오를 거고”
“나중에 팔면 대출은 다 갚을 수 있을 거야”

이런 식으로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만 바라봤다.
현실을 보는 기준이 아니라, 희망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돈이 아니라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착각 속에 빠져 행복했던 제주 시절..ㅎㅎ

월세 수익보다 무거웠던 현실

우리는 해당 부동산을 전세가 아닌 월세로 운영했다.
당시에는 월세 수익이 꽤 괜찮았기 때문에, 이 구조라면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매달 나가는 이자만 85만 원 이상이었다.
월세를 받더라도 실제로 손에 남는 금액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추가로 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구조였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부담은 점점 커졌다. 특히 통장에 있던 돈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점점 불안해졌다.

대출 명의가 신랑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신랑이 느끼는 압박감은 나보다 훨씬 컸다. 나는 어느 정도 여유롭게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신랑은 매달 나가는 금액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우리는 현실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이건 우리가 생각했던 투자 구조가 아닌데…’

결국 우리는 선택을 해야 했다.
더 버틸 것인지, 아니면 정리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매도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더 오래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대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 이후, 또 하나의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세금이었다.

비거주 상태로 매도하면서 높은 세율이 적용됐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거의 70% 이상이 세금으로 빠져나갔다.

우리는 수익이 꽤 클 거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 손에 남은 돈은 약 4천만 원 수준이었다.

그 순간 느꼈다.
‘우리가 그동안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기준

이 경험 이후로 나는 대출을 바라보는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느냐’를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내가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대출은 분명히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고, 그 자체가 수익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나는 이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첫째, 대출금은 반드시 사용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둘째,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 기준이 없으면, 결국 나처럼 ‘돈이 있는 착각’ 속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마무리하며, 대출은 기회가 아니라 책임이다

나는 한때 대출이 많을수록 더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대출은 기회가 아니라 책임이다.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결국 부담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지만, 그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한 가지

👉 대출은 “최대 가능 금액”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금액”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 그리고 통장 잔고가 아니라 전체 부채를 함께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